생태건축과 궁궐구들

1.생태건축이란

인류는 비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피해 집을 짓고 살아왔습니다. 집은 오랜 세월 다양한 형태와 소재로 지어졌습니다. 지역과 날씨에 따라 나무를 이용하거나 흙을 이용하거나 돌을 이용하여 집을 지었습니다. 즉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오면서 포틀란트 시멘트를 이용한 건축양식이 대세를 이루며 많은 집이 철근콘트리트로 지어지기 시작하였고, 다양한 형태와 큰 규모의 집들이 지역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시 되고 있는 원칙은 건강과 연관된 친환경입니다. 이러한 건강과 연관된 집을 지어야 한다는 개념이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고 건강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생각하는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건축은 나만 사용하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닌 후대에 물려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자연과 동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건축은 첫 번째로 자연과 어울어지는 소재를 화두로 삼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때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지 않는 소재를 선호합니다. 두 번째로 다시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고, 재생 가능한 소재를 추구합니다.

우리나라 생태건축의 흐름과 특징

도시에서는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대세이지만,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나무와 흙을 활용한 집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북미에서 들어온 경량 목구조가 많이 지어지는 추세이고, 가구식 구조인 중목구조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는 나라로 여름에는 장마가 있고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습니다. 따라서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막아주고 겨울의 추위를 막아주어야 하는 것이 집의 기본적 역할입니다. 우리나라의 생태적 건축은 이러한 특성으로 동결선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축을 지향하고 여름철 비바람으로부터 벽체를 보호하는 구조를 선호합니다. 이런 특징은 긴 처마구조와 지붕의 방수와 단열을 중요하게 여기는 구조로 발전해 왔습니다.



2.전통 궁궐 구들

구들이란

방바닥 아래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방바닥을 형성하는 구들장을 덥혀 방 안 난방을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궁궐 구들이란

우리나라 구들은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만들어 사용되었다. 그중 궁궐에서 사용되는 구들 중 왕족이 사용했던 방의 구들을 말한다. 궁궐 구들은 일반 서민들이 사용하는 구들과 비교하면 함실, 고래둑, 고래개자리 등 모든 면에서 일반 구들과 비교해 규모가 크며, 주로 줄고래 형태의 함실아궁이다.

궁궐 구들의 원리

다양한 원리와 이론이 있겠지만 궁궐의 왕족이 주로 사용했던 함실아궁이의 줄고래 형태의 구들에서 공기의 무게 중심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가지고 구들의 원리를 설명하겠다.

궁궐 구들은 함실아궁이에서 최초의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이때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원료는 마른 장작이다. 함실은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은 공간이다. 마른 장작은 불이 붙으면서 뜨거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뜨거운 에너지는 함실 안의 공기를 덥힌다. 뜨거워진 함실 내의 공기는 가벼워지며, 팽창한다. 팽창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머금은 공기는 위를 향하게 된다. 함실 내의 바로 위를 구성하고 있는 함실장에 첫 번째로 에너지를 전달하고 함실장과 고래바닥 사이의 공간으로 뜨거운 에너지는 밀려 들어가게 된다. 함실 앞의 불문 쪽에서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공기를 빨아들이게 되므로, 뜨거워진 공기는 앞으로 내밀지 않고 위를 향하며 고래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고래로 밀려 들어온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공기는 구들장에 그 에너지를 전달하게 된다. 그리고 에너지를 전달하고 식은 공기는 점차 함실보다 무거운 성질을 가지게 된다. 방의 반대편에 있는 고래개자리는 이러한 식은 공기를 받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고래개자리까지 밀려온 식은 공기는 점차 더 무거운 성질을 가지게 된다. 이유는 함실에서 원료로 사용한 나무가 가지고 있는 습기가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연기와 함께 공기에 섞여 있기 때문이다. 고래개자리까지 밀려온 공기는 무거워진 상태로 연도를 따라 굴뚝이 있는 굴뚝개자리까지 밀려 가게 된다. 굴뚝개자리까지 밀려가는 도중 목초액은 연도 바닥 땅속으로 스미거나 굴뚝개자리에 목초액을 떨구게 된다. 그리고 남은 연기는 굴뚝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된다.


궁궐 구들의 구조

구들의 구조는 첫 번쩨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공간과 두 번째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전달하는 공간, 세 번째로 불완전 연소로 만들어진 연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아궁이와 고래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배연을 위한 구조물이 만들어진다.

첫 번째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공간을 살펴보면, 궁궐 구들 중에서 왕족이 사용한 구들은 대체적으로 함실 아궁이 구조이다. 일반적으로 부뚜막아궁이 형태로 취사와 난방을 겸한 형태가 많으나 궁궐 구들에서는 함실 아궁이가 대부분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공간, 즉 고래와 고래둑의 형태인데, 궁궐 구들의 경우 대부분 줄고래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줄고래 형태는 에너지의 분배를 효과적으로 통제 가능한 장점이 있다. 세 번째로 연기를 내보내는 공간인데, 궁궐 구들의 연도는 방 벽과 떨어뜨려 시공되어 있다. 궁인들이 사용하는 구들의 경우 벽과 굴뚝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붕의 처마를 뚫고 올려 연가가 설치된다.


전통 궁궐 구들의 장점과 우리나라 구들의 철학

우리나라 구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들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들어 따뜻하게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이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우리나라 한글이 홍익인간의 정신을 기본으로 창제되었듯이 우리 구들 문화도 모든 사람에게 널리 이롭게 하고자 하는 정신이 기본이다.

첫 번째로 구들은 가장 친환경적인 난방 시스템이다. 눈에 보이는 벽난로와 같이 화려하지 않지만 주변의 자연물을 이용하여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난방 시스템이다. 국보급 문화재이든 서민들이 사용하던 구들이던 해체하면 구들장은 그냥 주변의 넓적한 돌이며, 고래둑은 조금 각이진 돌을 쌓아 만든 것이다. 함실의 큰 돌은 조금 큰 돌인 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설비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생명력이 다하면 그냥 자연으로 돌아간다. 주변의 흙으로, 주변의 돌로.

두 번째 가장 자연 친화적인 작업 공정이다. 현대 건축에 사용되는 많은 자재는 화학적 작용을 하는 것이 많다. 시멘트는 강한 알칼리로 손으로 만질 수 없다. 많은 자재는 냄새로 인해 집을 지은 후 바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들은 모두 자연물로 맨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작업 후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세 번째로 구들은 내구성이 좋다. 세상의 모든 설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망가진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보일러는 7년에서 10년이면 그 내구연한이 지나간다. 하지만 구들은 제대로만 만들어지면 100년을 넘어 오랜 세월 사용할 수 있다.

네 번째로 구들은 전기가 필요 없는 난방설비이며 축열 기능이 매우 뛰어나다. 현재 사용하는 모든 난방설비는 반드시 전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구들은 전기가 필요 없다. 또한 벽난로나 화목 난로와 비교해 구들의 에너지 저장능력, 축열 기능은 매우 뛰어나다. 구들은 구들장과 구들장 위에 형성되는 황토 방바닥이 에너지를 머금고 축열을 하는 구조이다. 한번 불을 피워 따뜻해지면 24시간 이상 따뜻함을 유지한다.

다섯 번째로 구들은 사람이 청결하게 살아가도록 유도하는 기능이 있다. 우리나라의 구들방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이다. 불은 방 밖에서 피우고 방 안으로 들어갈 때는 신을 벗고 둘어간다. 따라서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게 한다. 이러한 모습은 위생학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도한다.

여섯 번째로 구들은 유지 보수가 편리하다. 저온 온수 난방시스템이나 다른 전기 난방기기는 고장이 나면 일반인들이 수리하거나 보수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 구들은 누구나 주변의 소재로 수리를 하고 사용하였다. 보수에 필요한 자재가 우리 주변의 돌이나 황토이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는 구들만이 주는 따듯함이다. 저온 온수 난방시스템은 기름을 원료로 방바닥 아래에 설치된 엑셀이라는 물 파이프에 뜨거운 60~70도의 물을 순환시켜 방바닥을 덥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아무리 온도를 올린다 하더라도 물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 덥히는 구들방에서 느끼는 따뜻함과는 차원이 다르다.